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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문화아시아
문화체육관광부

전당을 설계하다

1. 전당의 밑그림을 제공한 광주지역 논의들


김영삼 전대통령의 ‘5.13 특별담화’ 발표(1993) 이후, 5·18기념사업 관련 논의가 본격화 되면서 구)전남도청의 보존 범위와 활용에 관한 지역 시민사회의 논의가 시작되었다.

광주 시민사회 13개 단체는 5·18기념사업이 민주화운동 전적지의 유기적 연계 속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오월 성역화를 위한 시민연대모임’(이하 시민연대모임)을 구성하여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5·18기념사업에 대한 『마스터플랜』(1994. 5. 12)을 발표했다.

5·18기념사업의 토대를 제공한 이 마스터플랜은 구)도청 지역 기념사업에 대해 “시민광장의 성격을 갖는 ‘5·18기념광장’으로 조성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방향을 제시하며, 구)도청 본관과 회의실만 보존하는 계획을 제안한다. 특히 이 계획은 현시점에서 5·18민주화운동만을 강조해서는 안 되며, 50년 후 더 나아가 100년 후 미래 광주의 이미지와 융화될 수 있도록 망월묘지·도청·상무공원을 함께 조성함으로써 현세대에게만 이익이 되는 관점을 탈피하고 후손들이 살아갈 광주의 바람직한 모습에 대한 전망을 반영해야 함을 강조한다.


* ‘오월 성역화를 위한 시민연대모임’ 참여 (13개 단체) : 광주YMCA, 광주YWCA,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광주전남민주교수협의회, 광주전남민주언론운동협의회, 광주전남언론사노조협의회, 광주전남환경운동연합, 사회정의실천시민운동협의회, 아름다운광주사랑모임,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정의구현광주연합, 한국기자협회 광주전남지부, 흥사단 광주지부


이후 광주광역시는 ‘시민연대모임’에서 작성한 위 마스터플랜을 반영하여 『5·18기념사업종합계획』(1995. 11)을 수립한다. 이 계획에서 역시 구)도청 지역은 시민광장 기능이 중시되어 구)도청 별관은 철거하고 구)도청 본관과 회의실만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다만, 새 건물인 도의회 건물의 활용 필요성을 제기한 점이 ‘시민연대모임’의 『마스터플랜』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1997년 광주광역시가 전남대학교 5·18연구소에 의뢰하여 추진한 『5·18 관련 사적지 조사 및 보존에 관한 조사·설계』(1997)에서 역시 위 『5·18기념사업종합계획』과 동일하게 구)도청 본관과 회의실만 보존하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마스터플랜(1994)>과 <5.18기념사업종합계획>당시 이미지, 파란색 부분만 보존



추진경과 및 관련 자료

각 추진경과에 해당 자료가 있는 경우에는 다른이름으로 저장하여 다운받으시거나 클릭하여 관련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93.05.13 김영삼 대통령 5.13특별담화 발표
94.05.12 오월성역화를 위한 시민연대모임 『마스터 플랜』 발표
95.11 광주광역시 『5.18기념사업종합계획』 수립
97. 광주광역시 『5.18 관련 사적지 조사 및 보존에 관한 조사·설계』 연구




2. 전당 설계 본격화


광주광역시에서 수립한 『5·18기념사업종합계획』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전당)의 국제건축설계경기공모를 위한 설계지침에 중요하게 반영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는 설계지침 작성을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건축설계경기 운영TFT와 자문위원회를 운영하고, 두 번에 걸친 시민공청회를 개최했으며, 전당 내 보존건물에 대해 5·18 관련 단체와 여러 차례 협의했다.

처음 국제건축설계경기 공고(2005. 5. 18)에는 광주광역시의 『5·18기념사업종합계획』과 마찬가지로 구)도청 본관과 회의실만 보존하는 것으로 제시되었다. 그러나 5·18 관련 단체와 문화부 장관(당시 정동채)의 면담을 통해 구)도청 본관과 회의실은 물론, 구)경찰청 본관과 민원실, 상무관, 5·18민주광장 및 분수대로 보존 대상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국제건축가연맹(UIA)은 “보존건물이 너무 많고, 구)도청 별관까지 포함하게 되면 제한 요소가 지나치게 많아 설계가 어렵다는 것이 외국 건축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라고 전달하며 이미 공고된 설계지침을 수정하는 것에 대해 국제건축설계경기의 공신력 문제를 제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18 관련 단체의 요청을 수용하여 구)도청 본관과 회의실, 구)경찰청 본관과 민원실, 상무관, 5·18민주광장 및 분수대를 원형 보존하는 것으로 설계지침을 변경하여 공지(2005. 7. 26)했다.

따라서 전당의 설계지침은 ‘시민연대모임’의 『마스터플랜』(1994)이나 광주광역시의 『5·18기념사업종합계획』(1995)에서 제안한 구)도청 본관과 회의실만 보존하는 계획보다 보존 범위를 확대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국제건축설계경기에서 당선된 건축가 우규승의 ‘빛의 숲’은 5·18민주광장은 물론 아시아문화광장까지 확보함으로써 시민사회단체에서 최초로 제안한 광장기능을 한층 강화했으며, 구)도청 일대가 미래적 가치를 투영한 시민참여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폭넓게 열어두었다.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제건축설계경기 당선작 ‘빛의 숲’ (2005. 12) >, ※ 구)전남 도청 본관과 회의실, 경찰청 본관과 민원실, 상무관, 5·18민주광장 및 분수대 등 7개 시설 보존 (구)도청 별관만 철거)



전당의 국제건축설계경기 당선작 발표(2005. 12. 2) 직후, ‘빛의 숲’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문화부는 3D로 제작한 전당 이미지를 TV 및 신문 등 언론에 수차례 공개하고 KTX에도 홍보하였으며, 설 연휴기간에는 TV 광고를 방영하는 등 전당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뿐만 아니라 우규승 건축가는 2006년 1월 한 달 동안 광주지역 건축가, 5·18 관련 단체를 포함한 시민단체, 동구 주민 등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설명회를 개최하며 전당의 설계안에 대한 지역사회의 이해를 도왔다.

당선작 설명회 이후, 5·18 관련 4개 단체(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유공자동지회, 5·18기념재단)는 “귀 기관과 합의했던 부분이 국제설계경기 당선작에 일부분 포함되지 않았지만, 5·18의 역사성·현장성·상징성을 가질 수 있도록 고심한 흔적이 있어서 매우 감사드린다”며 전당 건립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리고 『마스터플랜』과 『5·18기념사업종합계획』에 명시된 구)도청 본관과 회의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공문(2006. 2. 20)을 통해 질의한 바 있다. 이는 구)도청 별관 철거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수용하고, 논의의 초점을 보존건물 활용방안에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5·18 관련 단체 인사들은 이후 문화중심도시조성추진기획단(현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을 방문하여 본부장(당시 이영진)과 보존건물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아시아문화전당 건립부지 내 5·18 관련 보존공간 활용계획안’을 공식적으로 제출(2006. 10. 19)한 바 있다. 이 때 5·18 관련 4개 단체가 제안한 ‘활용계획안’에도 구)도청 별관은 보존 및 활용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도청사 활용계획안 - 5·18단체 제안 (2006. 10) >


추진경과 및 관련 자료

각 추진경과에 해당 자료가 있는 경우에는 다른이름으로 저장하여 다운받으시거나 클릭하여 관련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05.05.18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제건축설계경기 공고
05.06.02 5·18민중항쟁제단체협의회, 구)전남도청 원형보존 요구
05.06.13 문화체육관광부, 관련 내용 회신
05.06.13 문화체육관광부, 광주광역시에 관련 내용 송부
05.07.26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제건축설계경기 지침 변경
05.12.02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제건축설계경기 당선작 ‘빛의 숲’ 발표
05.12.07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착공 개최
06.01.26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당선작 설계설명회 개최
06.02.20 5·18민주유공자제단체협의회, 구)전남도청 보존건물 활용에 대한 입장 확인 요청
06.04.03 문화체육관광부, 관련 내용 회신
06.10.19 5·18기념재단, 5·18보존건물 활용계획 전달
06.10.27 문화체육관광부, 관련 내용 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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