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유인촌 장관에게 듣는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장관에게 듣는다

진행자(김기태 교수) : 문화도시라고 하면 정말 그 개념이 굉장히 광범위하고 다양해서 어떤 쪽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서는 나름대로 추진방향이 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관님께서 생각하시는 문화도시는 어떤 도시를 말하는 겁니까?

유인촌 장관 : 저는 문화도시의 개념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광주가 가지고 있는 문화도시의 개념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5.18은 민주화의 과정이었고 어려움을 굉장히 많이 겪으면서 성장한 거잖아요. 당시에 민주화운동을 하신 분들이 남녀노소 구별도 없었고 직업의 구분도 없었습니다. 즉, 제가 볼 때는 돈이 있으나 없으나 차별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도시, 공부를 많이 했거나 못 했거나 차별받지 않을 수 있는 도시, 장애가 있거나 없거나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도시, 자기 몫을 해낼 수 있는 도시가 바로 문화적인 도시입니다. 그러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5.18 정신입니다. 저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제가 어떤 모임이나 세미나에 가면 꼭 이런 얘기를 합니다. “광주에 가봐라, 거기에 가보면 당신들이 생각하는 민주화가 어떤 것이고 문화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그런 도시가 될 수 있게 광주를 만들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광주에 오면 내가 정말 차비가 없어서 버스도 못 타고 걸어 다니는데 여기 오면 뭔가 다른 대우를 받고 있다, 내가 다른 사람과 차별받지 않고 밑바닥 인생이라고 해서 구박받지 않는 다……. 한 예로 들자면 지금도 근무를 하다가도 저는 낮에 스쿠터를 잘 타고 다닙니다. 헬멧을 쓰고 스쿠터를 타고 가면 열 번이면 열 번 일 보러 간 건물 앞에서 바로 들어가 본 적이 없습니다. 대부분이 막으세요. 우선 경비원이 막 쫓아 나와서 손가락질로 방향을 지시합니다. 그냥 나가라고도 하시죠. 네가 들어올 곳은 아니라고 표현하는 거죠. 택배를 하던 뭘 하든 스쿠터를 타고 헬멧을 쓰고 들어와도 일이 있으니까 건물을 찾아온 거거든요. 그런데도 그런 사람을 보면 말도 존대도 안 합니다. 반말로 “나가, 저리대.” 그리고 구박을 하시죠. 그래도 내가 안 나가고 주차를 하면 쫓아와서 막 뭐라고 혼냅니다. 그러다 제가 헬멧을 딱 벗으면 그제야 “앗, 죄송합니다. 주차해드리겠습니다.” 그럼 저는 또 괜찮다고 제가 하겠다고 하죠. 이건 제 경험입니다. 말하자면 그렇지 않은 도시가 문화도시라는 것이죠. 광주는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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